오랜만에 남편과 영화관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검은 수녀들을 보려고 했지만 가장 순위가 높았던 검은 수녀들, 히트맨 2는 관람평이 대체로 좋지 않았기에 우리는 볼 영화를 고르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이 흥미로운 주제면서 평가도 괜찮은 <더 폴:디렉터스 컷>을 발견했고, 남편은 다음날 오후 시간으로 CGV 영등포의 D열 7, 8번 좌석으로 예매했습니다.
영화관: CGV 영등포, 7관 D열 7번, 8번
CGV 영등포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중로 15 타임스퀘어 4층에 티켓박스가 있으며 매점은 4층과 6층에 있습니다. 1~9관은 4층, GOLD CLASS와 SCREENX는 6층, IMAX와 PRIVVATE BOX는 7층에 있습니다.
영화를 본 1월 30일은 설 연휴라 타임스퀘어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차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택시를 타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역시나 많은 차들이 타임스퀘어 지하주차장 입구로 진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었습니다. 주말이나 연휴에 타임스퀘어 CGV 영등포에 갈 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 폴: 디렉터스 컷>을 상영하는 7관은 4층에 있었고, 영화가 17시 55분에 시작하는데 팝콘과 음료를 사서 16시 45분쯤 입장했습니다.

CGV 영등포의 7관은 크지 않은 상영관이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뒷자리를 선호했는데 남편과 만나면서 중간 열 (E, F 열) 혹은 더 앞자리에서도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D열은 스크린을 조금 올려다봐야 하는 자리였지만 앞자리인 만큼 스크린이 크게 느껴지고 의자에 푹 기대어 볼 수 있어서 편하게 본 것 같습니다.

<더 폴: 디렉터스 컷>의 포스터를 봤을 땐 예술 영화면서 심오한 작품일 것 같았는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이었고, 곳곳에 복선도 있지만 복잡하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영상미에 관해서는 예술영화라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현실이 맞는지 헷갈리는, CG 같은 장소들이 보는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첫 도입부의 슬로 모션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주인공 ‘로이’가 다쳤을 때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이 멋있는 무성 흑백영화 같은데, 이 영화의 시대를 잘 보여준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정보
<더 폴: 디렉터스 컷>은 2006년에 개봉한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의 감독판입니다. 한국에서는 2008년 12월에 개봉했고, 이번 감독판은 CGV 단독 개봉으로 2024년 12월 25일에 개봉했습니다. 더 폴은 1981년에 개봉한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Yo Ho Ho)>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며 감독은 인도 출신 CF 감독인 타셈 싱입니다.
주연: 리 페이스(로이), 카틴카 언타루(알렉산드리아)
러닝타임: 119분
더 폴에 출연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작품이 더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알렉산드리아를 연기한 카틴카 언타루가 인상 깊었습니다. 순수하고,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알렉산드리아를 정말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연기가 아닌 실제로 영화 속 상황에 놓인 사람 같았습니다. 실제로 카틴카 언타루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텝들이 로이를 연기한 리 페이스 배우가 하반신 마비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보았는데, 이것 말고도 카틴카 언타루는 영화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실제로 믿고 연기를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줄거리
무성영화, 흑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추락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스턴트맨이었던 '로이'가 같은 시기에 팔을 다쳐 같은 병원에 입원한 '알렉산드리아'에게 다섯 무법자의 모험 이야기를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촬영 중 부상을 당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져 절망에 빠진 ‘로이’, 순수하고 엉뚱한 알렉산드리아.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 두 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섞이며 전계 됩니다.
감상 포인트
비현실적인 현실의 장소들
영화 <더 폴>은 현실세계에 있는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세계 곳곳의 장소에서 촬영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곳이 실제로 있다고?'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답니다. 살면서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그런 곳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기대하고 보면 별 거 없다고 느낄 수도)
현실세계와 상상의 세계의 연기 차이
현실세계에서의 배우들의 연기는 자연스러웠지만 상상의 세계 속 연기자들은 예전 무성영화 시절의 느낌을 담은 연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장소, 의상 등 물리적인 차이는 물론 연기 스타일의 차이로 각각의 세계를 더 뚜렷하게 구분한 것 같습니다. 모든 요소를 잘 버무려 상상의 세계를 어색하지 않으면서 독특한 분위기로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엔딩
중간중간 이해하기 쉬운 복선과 반전은 있었으나 관객들이 놀랄 수 있는 큰 반전이나 엔딩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1인 2역
현실 세계의 인물이 상상의 세계에서 존재하고, 상상의 세계에서 죽은 인물이 영화의 끝에 현실 세계에서 나오는 등 배우들이 현실과 상상 속에서 1인 2역을 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현실에서 어떤 역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상상의 세계에도 영향을 주기도 하면서 말이죠.
음악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에 나온 음악도 좋았습니다.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었는데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이라고 합니다.
한 줄 추천(평가) 문장
예상을 벗어나는 큰 반전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신비로운 스토리, 아름다운 로케이션으로 볼만한 영화였습니다.